일본의 성(性)문화-종교와 문학 속의 성의식 (1)
일본인의 성의식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자료서 문학작품 이상의 텍스트가 없다. 일찍이 그들의 문자를 가질 수 있었던 일본인들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먼저 문학작품을 통해 성과 사랑에 대한 일본인 특유의 감각과 정서를 끊임없이 표현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신화시대나 고대 이래 문학작품만큼 제도나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일본인의 성의식을 생생하게 전하는 경우가 없을 뿐더러, 세계 문학 중 일본 문학만큼 작품의 주제로서 남녀 간의 성과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예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인에게 있어 성이라는 테마는 아주 오래된것이면서 또한 늘 새로운 과제이기도 하다. 남녀간의 사랑 그 자체가 바뀌었다고도 할 수 없고 성행위가 변화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 민족이 국가를 형성하고 사회생화를 영위하게 되면서 사랑이나 성도 각 시대의 종교,도덕, 미의식, 법률, 사회제도 등의 규제로 인해 조금씩 그 모습이 달라지고 있따. 따라서 언뜻 보기에 개방적일 것 같은 일본인의 성의식을 파악하는데 있어, 유사 이래 일본인들이 그것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 왔는가를 전망하는 역사적 시점을 지니지 못한다면 단순한 현상 지적으로 끝나고 말것이다.
일본인들이 성애에 관해 한국인에 비해 자유롭고 활달한 것의 이면에는 종교의 영향이 있음을 간과할수 없다. 유럽의 기독교 국가에서는 간음을 금하는 엄한 계율이 성직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신자들에게도 똑같이 요구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작가들이 성애를 테마로 작품을 쓰려고 할 때, 도덕이나 제도 등의 현실적인 사회 질서와 대결하기에 앞서 먼저 간음을 금하는 신과 대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일본의 종교인 불교의 여러 종파와 신도는 성애에 관해 아주 관용적이다. 아스카 나라시대의 이른바 난토로쿠슈에도 물론 사음계를 포함한 계율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헤이안시대에는 정교일치로 타락해 버린 난토의 도시불교를 대신해 등장한산악불교 즉 히에이잔의 천태종과 고야산의 진언종는 특히 엄격한 여인금제의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성인 남자가 대부분이었던 양 종파의 많은 승려들에게 여성 접촉이 금지된 대신 지고와카슈라 불린 소년들을 성적 상대로 삼는 이름바 남색행위가 일상화 되었다.
난토로쿠슈: 나라시대 때 흥성했던 불교의 종파
사음계:불교 용어
지고와카슈:남색의 상대가 되는 소년들을 말한다.